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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박수진과 삼성서울병원때문에 잠이 안오네

연예인 걱정은 뭐다? 하는 말을 늘 새기고 사는 일인으로 최근 불거진 박수진 삼성의료원 연예인 특혜도 그냥 그러려니 넘겼다. 워낙 뭐 한류스타 부부이고, 무엇보다 박수진도 조산을 했다는 말에 측은지심도 들었다. 둘째 임신중에 눈물흘리며 전화로 원글게시자에게 사과도 하고 SNS 손편지까지 뭔가 순수해서 일어난 실수였구나, 싶은 분위기였다. 초반은 그랬다.



출처 : 박수진 SNS




그러나, 원글게시자가 박수진의 사과를 받으며 일이 그렇게 조용해지나 싶더니, 삼성의료원은 뭐 잘한게 있다고 나서가지고 불을 지폈다. 사망선고하려고 가족면회시킨것도 면회에 속하는건가. 이 대목에서 첫번째 분통이 터졌다.


그리고 오늘 원글 게시자의 남편이 쓴 글을 읽고 진짜... 눈물을 겨우 참았다. 밖이라 그랬는데 속으로는 펑펑울었다. 아이가 미숙했지만 그래도 조산아 중에서는 좋은 케이스였는데, 객관적인 사실들만 글로 읽어도, 이건 삼성의료원측의 과실과 무성의한 진료태도에 아이의 사망원인이 있어보였다. 그 아이 차트사진 보는데 내가다 억장이 무너지더라. 그래도 의사인 아빠가 나름 병원측을 이해해 가면서 침착하게 대응했던데... 탈장이 정말 너무 심해서 일분일초가 힘겹게 보이는 아기를 사흘이나 더 있다가 수술잡고, 수술 전에 무리한 배 눌러보기(의학용어라 모르겠다.. 수술전에 외부적으로 진단해보는것)로 안그래도 잘못되기 직전인 아슬아슬한 아기를... 결국.... 하늘나라로....(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소송중인 것으로 안다...) 아... 진짜 피눈물난다. 그 부모앞에서 내가 감히 할말은 아닐 수도 있지만, 나 또한 조산으로 한 아이를 인큐베이터에서 안아보지도 못하고 보내보았기에... 그 심정을 조금은 공감한다... 나는 너무 이른 주수에(25주) 나왔기에 가망이 없다는 걸 미리 마음을 다잡아서 슬픔이 오래가진 않았지만, 그 아빠의 글을 읽으니... 진짜 살릴 수도 있던 아기였는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글을 굳이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지 않더라도, 박수진이 있던 그 니큐 a셀이라는 곳이, 그런 곳이다. 하루하루 아니, 일분일초가 숨이 까딱까딱 위급한 핏덩이들이 생명을 이어가는 곳... 인큐베이터라는 것 자체도 특별한데 그걸 또 6단계로 나눠 가장 위급한 아기가 들어간다는 a셀.

기가막힌건 국내에 그래도 권위있고 최고시설 삼성의료원임에도 단 8자리뿐이라는것...



출처 : 연합




내새끼 살려보고싶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갖다바쳐도 자리가 없어 대기만 하다가 하늘나라로 아기 보내고 부모들이 피눈물을 흘린다는...


그런 자리에, 박수진이, 무려, 2달이나 '버티고'있었다. 아무리 조산이라도 출산 후 2달이면 60일인데, 아이가 엄청 커서 나갔을거다.

게다가 처음부터 a셀도 아닌 b셀에 있다가 오히려 거꾸로 올라갔다는... (말이 안나옴;;)

원래 a b c d e f 순서대로 호전됨에 따라 병실을 바꿔야하지만 내~내~ a셀에만 있다가 바로 퇴원. 병실 바뀌면 계속 새로운 사람 마주치고 그래서 그랬다는 소리가... 그리고 a셀 구석자리가 칸막이 있어서 모유수유하기 좋다나 뭐라나...... 

헐...

박수진 특혜가 처음에는 단순 조부모면회인줄알았다.(그것도 1회)

하지만 알고보니 면회가 아닌... 친정엄마 대동한 모유수유였음.... 기가막힘.....

나도 애낳고 병원에서 모유수유해봤지만, 모유수유 그거 얼마나 자주해야하는건데... 신생아들 뱃고래도 적어서 2~3시간마다 해야하고, 또 배고프면 울어대는 본능때문에 빨리 젖 안물리면 울음소리도 커지고해서 모자동실 아니면 진짜 간호사들이 안고있어도 애가 계속 울고있는데, 2달동안 엄마젖 쪽쪽 건강하게 빠는 아기가 우렁차게 울어대는(모자동실 아니니 최소3~5분은 울지 않았을까) a셀 환경.. 안봐도 비디오다. 엄마젖 빨 힘도 없어 콧줄로 간신히 유축한 엄마 젖 흘러들어가게 먹이는 다른 아기들은 소리도 못내고 운다는데..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을까. 

인큐베이터라는게 엄마뱃속처럼 안정스럽게 유지해주는 곳 아닌가. 그런 곳에 왠 때아닌 건강한 아기가 우렁차게 울어대니... 정상적이고 원래 철저하게 관리된다던 a셀 상황과는 달랐을 것 같다.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그래서 엄마들이 뿔난거다. 일각에서는 뭐 a셀 위중한 아가들이 박수진땜에 죽기라도 했냐 하지만, 그 같은 시기에 어느 아기가 하늘나라로 갔는지 아님 무사하고 건강히 퇴원했는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일단 그 자리에 알박기함으로써 못들어온 아기는 치료의 기회도 못받았다는 것. 그리고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아기들은 무사히 퇴원했더라도 일단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라는거.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조부모와 잦은 모유수유대동에 알게모르게 외부 세균도 니큐a셀안으로 유입이 안될 수는 없었을 것...


첩첩산중으로... 매니저가 들고 들어간 도넛. 아... 다 좋다 이거야. 근데 삼성의료원은 왜 원칙을 무시하고 그렇게 특혜를 봐줬는지. 

"특혜는 없었다"라는 말에, 와.... 얘네들 특혜라는 말 뜻도 모르는구나... 이거 당연한 일처럼 여기는구나 하고 더 무서워졌다.

다른 곳도 아니고, 신생아 중환자실인 인큐베이터 집중치료실에서 누군가는 생사가 오고가는데, 어느 누군가는 조금더 편해보겠다고 조금더 남들눈 신경쓰기싫다고 뭔가 상식과 다른 행동을 했다는 것이 참 분노를 산다. 이건 엄마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응급실, 중환자실 등등 생사가 오갈 일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돈이 없다면 평등한 의료기회를 받을 수 없을거라는 불신이 생겨버렸다. 그런 불신이 이미 기정사실일지도 모르지만, 더욱 만연하게 되기 전에 뿌리뽑고싶은 마음에 청와대에는 국민청원이 올라갔다.

다들 같은 심정일 것이다.

엄마라서가 아니라, 아빠라서가 아니라,

그냥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한 사람으로서,

생명을 다루는 곳에서 이런 '장난질'은 더는 없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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